[청소년 마을배움]청년인턴 이한의 리뷰 - 월간동네교육





#오랜만입니다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월간동네교육에 참여하게 되었다. 저번 모임은 내가 코로나에 걸려서 참여하지 못한 것으로 기억한다. 배움터에서 두시간 정도 내 할 일을 하다가 모임 전에 예정된 약속이 있어서 조금 일찍 출발했다. 그런데 가는 도중 지하철에서 약속이 취소되어서 민들레 근처에 있는 찻집에서 시간을 보내다 배움터 쌤들과 함께 민들레로 향하게 되었다.


                                                           

 

 오늘은 이야기 도중에 식사하는 것이 아니라 식사를 먼저 하고 시작했다. 김밥을 먹었는데 엄청 맛있었다. 그리고 어른들은 대화를 나누시고, 나는 아직 집에 가지 않고 있던 민들레 친구들이랑 대화를 하다가 6시쯤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혁신교육에 대한 교사의 인식’이라는 논문을 영훈쌤께서 발표하는 자리였다. PPT를 내용을 읽을 시간도 없이 빠르게 넘기셨는데 말도 너무 어려워서 솔직히 영훈쌤의 발표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그 뒤에 오가는 여러 선생님들의 대화에 맥락을 이해할 수 있었다.

 



#혁신고등학교에 다녔지만...

 나는 혁신 고등학교에 다녔는데 고등학생 생활을 했던 내내 혁신 교육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없었다. 학교에 붙어있는 '혁신학교'라는 그 간판에 대해 설명을 들은 적도 없었고 내가 받았던 교육 과정 내에 혁신학교라서 추가된 과정이 있었는지도 잘 모르겠다. 나는 그냥 서울시교육청의 어떤 사업인가보다, 자율학기제와 같은 이름뿐인 제도인가보다 하고 학교를 다녔던 것 같다. 그러니까 혁신학교가 담고 있는 철학과 배경을 오늘 알게 된 것이다. 뒤늦게 알게되었다는 사실은 그게 무엇이든, 언제든 꽤나 충격적인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혁신교육은 마을과 연계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런데 마을에 대해서도 비슷한 생각이다. 그건 어떤 추상적인 개념이라는 것은 알지만 나는 마을을 경험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마을이 없는 곳에서는 어떻게 혁신교육을 할 수 있나? 혁신교육을 받는 학생들이 나처럼 마을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전혀 없다면 마을이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해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제 생각은요,

 오늘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주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오가는 이야기들은 다 너무 좋은데, 이걸 학생들이 모르면 말짱 도루묵 아닌가?’ 혁신 학교에 다녔던 나조차도 이런 것들을 몰랐는데 교육의 주체인 학생들이 모른다면, 무슨 소용이 있나? 하는 의구심이었다. 예의 없는 생각일까봐 입 밖으로 꺼내진 못했지만 진심으로 외치고 싶었다. 혁신 교육을 받는 애들은 아무것도 모른다고. 혁신 학교 다니는 애들은 아무도 이런 좋은 이야기들을 들어본 적 없다고. 물론 다른 학생들은 알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학생들 중에는 혁신교육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훨씬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건 우리가 관심이 없어서일 수도 있고, 아무도 알려주지 않아서일 수도 있다. 

 

 선생님들은 좋은 생각을 갖고 그것을 동료 선생님들과 나눈다. 그런데 그게 학생들에게 내려오지 않으면 우린 그냥 아무것도 모르고 학교에 다니게 되는 것이다. 내가 그랬듯이. 배움터에 오고 나서 마을을 알았고 오늘 혁신교육에 대해 제대로 알았다. 민들레는 민들레의 교육 철학과 사상, 배경에 대해 여러번 자세히 설명한다. 그래서 민들레 학생들은 모두 민들레의 교육 이념을 알고 있다. 스스로 서서 서로를 살린다는 말을 몰랐더라면 연사방 활동도 프로젝트도 지금처럼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학교 안에서 많은 것들이 자꾸 표면적으로만 전개돼서 매너리즘으로 빠지게 된다. 그건 선생님들 뿐만 아니고 학생들도 그렇다. 그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이야말로 월간동네교육 모임에서 주제에 대한 내 생각과 입장이 확실히 확립된 날이었는데 어떤 이유에선지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나는 이렇게 적을 수 있으니 후회가 되진 않지만 다음에는 용기를 내서 말해봐야지 싶다. 그럼 더 많이 배우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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