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마을배움]2022 여름방학 모모학당 리뷰


매년 진행되고 있는 모모학당

모모학당, 모모날의 '모모'는 시간도둑에게 나의 시간을 찾으려고 고군분투 하는 책 '모모'의 주인공이 배움터에서 시도하고 배움을 스스로만들어가는 아이들과 닮아 있는 것 같아 지어진 이름입니다 :)


학원의 늪에서 헤엄치고 있는 아이들을 수면위로 건져올리게 하는 도구이자 수단이다

물론 마을배움터에서는 1회성 프로그램을 지양하지만 짧은 경험이라도 아이들에게 숨쉴 수 있는 시간이길 바라며 내가 관심있는 것들을 살짝이라도 맛볼 수 있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참 크다. 노는학교와는 다르게 모모학당은 마을배움터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소년, 청년들에게만 열린다. 


2022년 모모학당의 일정표 / 진행되며 많은 일정들이 추가되기도 없어지기도 했었다. 

 

# 아이들이 정말 하고싶은 것을 뭘까?

이번 모모학당은 처음 기획부터 신경을 참 많이 썼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깔아두고 수요조사를 진행했고, 아이들이 하고싶은 프로그램의 순위를 정해보기도 했다.

그리고 가능한 시간에대해 다시한번 전체조사를 진행했고, 참 열심히 준비했다. 하지만 가끔씩 돌아오는 대답은 “시간이 없어서 참여하지 못할 것 같아요”,”하고싶은게 없어요” 참.. 변하지 않는 대답이다.

무엇이 아이들을 멈추게 하는걸까? 


참가하는 아이들이 어떤지에 따라 커리큘럼이 변한다. 그래서 모모학당의 홍보물은 많이 열려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오히려 그게 아이들의 참여를 막는걸까? 정해져있는 수업, 방과후 학교, 진로체험프로그램등 그냥 선생님이 진행하는 방식을 따라가는게 이제 너무 익숙해진것 같다는 생각이든다. 함께 이야기 나누는 것보다 무엇을 하는 행위에 집중되어있는 현재의 모든 교육의 방식들이 아이들의 다양함과 자기해석을 막는다. 그러니 나의 이야기를 하는 표현이 줄어들기 마련이다. “좋아요”, “재밌었어요” 이상의 표현이 잘 나오지 않는 것 처럼.


다시 물어봐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스스로 어떤 것이 재밌었고 좋았는지 곱씹어보며 ‘나’라는 사람은 이런것을, 저런것을 할때 행복하구나 좋구나, 재밌구나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나라는 사람의 다양함을 스스로 만들어야한다. 아니면 그냥 흘러가는대로 살아가며, "잘 모르겠어요”라는 대답으로 스스로가 나아갈 길을 막기때문이다.



#올해는 조금 다른.

그런 모모학당을 참가했던 아이들이 이제 청년이 되어 마을배움터에 계속 기웃거린다.

배움터가 4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니 모모학당의 의미와 배움을 몸으로 체화한 청소년들이 청년이 되었고 요리, 글쓰기, 옷 그리고 빵만들기 4가지 프로그램을 청년들과 함께 기획했고 진행했다.

걱정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아이들은 자기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흔쾌히 내놓았고 자기와 같은 활동과 경험을 만들어 나가는 십대들과 나의 것을 나누는 경험은 시간이 만들어준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배움을 주고받는 사이가 아닌 함께 배움을 만들어가는 동료로 성장한 아이들이 되었다.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은 즐거운 경험이었다. 나와 같은 일을 하는 동료들이 잔뜩 생긴 느낌이었고. 

참 든든했다. 어색하고 어려웠을텐데. 하나하나 소중하게 준비하고 두시간동안 각자의 모든 것을 내어주는 모습이었다. 


무엇이 청년이 된 아이들을 계속 배움터로 이끄는 것일까?

안전한 공간과, 믿을 수 있는 어른 내가 어렵고 힘들때 모든것을 다 받아줄 수 있을 것 같은 곳, 나의 시도와 실패의 흔적들이 잔뜩 남은 공간, 마을배움터는 지금 남아있는 청년들이 함께 만들어낸 공간이고 그들과 함께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이후에 열릴 겨울방학 모모학당, 십만원프로젝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청년들과 함께 이어질 것 같다. 청년들이 우리가 줄 수 없는 이야기와 공감대들을 십대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가 자꾸 생긴다! 올해도 또 즐거운 이야기들이 잔뜩 생겨나고 있다.


모모학당에서 청소년들과 함께 글쓰기 수업을 진행한 

'이한'의 리뷰를 함께 공유합니다 :)

배움터에 온지 꽤 되었지만 모모학당이라는 방학 프로그램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하루에 수업이 하나 열리고, 매번 선생님이 다르다. 그리고 그 수업의 선생님들은 모두 배움터의 청년이다. 원래는 모모학당이 청년 강사 중심으로 돌아가는 줄 알고있었는데 올해 처음으로 청년들이 운영하기로 했다는 것을 듣고 청년과 청소년 모두에게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 정말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이곳저곳에서 지내면서 글쓰기 수업은 몇번 해본 적이 있지만 모르는 친구들과 해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어떤 수업을 해야 할지 고민이 정말 많았다. 만약 내가 글쓰기 수업을 들으려 한다면 어떤 것을 기대할지 떠올려보며 그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런 과정을 거쳐 첫 기획회의에 들고간 아이디어는 ‘청춘’을 주제로 각자의 경험을 녹여내어 시를 써보는 것이었다. 글쓰기 수업이니까 혼자 쓰기는 어려운 글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써보는 경험을 얻고 싶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그런 내 이야기를 듣고 나서 성희쌤께서는 그들이 아니라 나에게 집중하며 지금까지 글을 왜 썼는지를 생각해보면 좋겠다고 하셨다. 한이는 어떤 경험들이 있었길래 글을 쓰고 있는지?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는 내가 정말 중요한 것을 빠트리고 있었구나 싶었다. 나에게는 글을 쓴다는 것이 너무 당연한데, 이번 수업을 준비하려면 그 당연함이 어떻게 지속되어왔는지 살펴보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지금까지 글을 써오며 가장 크게 느꼈던 것은 글쓰기가 정적이고, 개인적인 활동이라는 것이다. 글은 나에게 표현수단이 되어주는데, 내가 느끼고 배우는 과정이 글로써 완결되고 나서 타인에게 나눌 수 있는 것도 사실은 조금 아쉬웠다. 이걸 가지고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할 수도 있는데 나는 혼자 노트북을 집어드니까, 이 정체성이 날 외롭게 만드는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내가 혼자 글을 쓰는 것이 익숙해지면서 폐쇄적인 습성을 갖게 되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이번 수업을 준비할 때도 어떻게 하면 글을 쓰면서 다른 사람과 교류할 수 있을지, 그 방법이 가장 큰 고민이었다. 여러 사람들이 글쓰기가 어렵다고 느끼고, 흥미를 갖지 못하는 이유가 혼자서 고민하고 결과를 내야 하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다보니 이번 수업으로 내가 느낀 글의 폐쇄성을 넘어보고 싶었고, 말도 많이 하는 재미있는 수업으로 만들고 싶었다. 


 이번 수업의 멤버들은 대부분이 내가 아는 사람들이었지만 서로 서로는 잘 모르는 사이였다. 그런 상황에서 낯선 이에게 선뜻 내 이야기를 말하고 과정을 공유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는데 친구들이 이 과정을 잘 따라와주어서 다행이었다. 분위기를 풀어보려고 처음엔 일상을 나누며 이야기를 텄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배움터에 오기 전까지 어떤 생각을 했었는지, 최근 일주일 동안 있었던 일 중에 나누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친구들은 생각보다 다양한 것들을 이야기해주었다. 특히 건희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밤에 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던 것 같다. 그런 낭만을 아는 친구라는 것이 귀엽게 느껴졌고 건희라는 사람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다.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도 개개인에 대한 호기심이 계속 생겨나서 오랜만에 관계를 발전시키고 싶다는 자극을 느낄 수 있었다.


 글쓰기 수업을 하며 가장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실력에 집중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다. 무엇이든 좋으니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마음 편히 글을 쓰고, 눈치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런데 내가 이런 메시지를 잘 전달하려고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이 친구들이 이미 그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다들 술술 잘 써내려가고 마음을 열어준 것이 보였다. 그들은 편안한 웃음을 짓기도 하고, 종이를 바라보며 글을 적을 땐 진중한 분위기를 풍기기도 했다. 아주 찰나의 시간에 그런 것들을 발견할 때. 내가 마치 숭고한 장면을 포착한 사람이라도 된 것처럼 그 시간 속에 푹 빠져들었다. 자꾸 홀린듯 배경이 지워지고 그들에게 온전히 몰입하게 되어서 진행자의 마음가짐에 집중하려고 애를 써야 했다. 특히 글을 볼 때가 그랬다. 글일 뿐인데 내가 실제로 본 적도 없는 장면이 머릿속에 그려지면서 그 사람은 어떤 마음으로 이런 글을 썼을까 궁금해지고 대화를 나눠보고 싶었다. 


 예정보다 훨씬 더 초과된 시간동안 나는 한번도 피곤함을 느낀 적이 없다. 그리고 몰랐던 것을 깨닫기도 했다. 글을 쓰면서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는 경험은 사실 내가 가장 바라던 것이었구나. 참여자의 니즈를 파악하려고 애쓰고, 진행하면서 사람들을 관찰하다가 문득 내가 지금을 정말 즐기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였다. 나는 이들에게 수준 높은 글을 바라지도 않고, 아주 진지한 대화를 바라는 것도 아니었다. 사실은 모여서 무언가를 쓰는 것에 집중하는 것보다 그저 내가 좋아하는 행위를 다른 이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었던 것이다. 나에게 사람들과 어울려서 웃고 대화하고 설렁설렁 글을 쓰는 시간이 필요했다는 것을 그 욕구가 모두 충족되고 나서 알았다. 배고플 땐 배고픈 줄 몰랐다가 밥을 맛있게 먹고 나서야 내가 배고팠다는 사실을 알게된 느낌이었다. 


 수업이 끝나고 나서 아쉽거나 후회되는 것 없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나는 전혀 마음에 남는 것이 없다고 대답했다. 언제 또 이렇게 사심을 가득히 담은, 전부 내 마음대로인 시간을 만들어볼 수 있을까 싶었다. 뿌듯하고 후련하다. 다들 오늘 이 시간이 즐거웠을까? 우선 나는 정말 즐거웠다. 이 정도의 풍족함은 오랜만에 느껴보는 것 같다. 대단한 걸 한 건 아니지만 오랫동안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은 느낌이다. 이렇게 또 하나의 경험을 쌓았다. 앞으로도 모르는 것들을 많이 접하고, 누릴 것 천지인 세상을 즐겁게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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