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마을배움]마을배움터의 짧은 여름이 지나갔다


마을배움터의 짧은 여름이 지나갔다

청소년, 청년, 활동가 너 나 할 것 없이 많은 사람이 드나들었고, 많은 배움과 즐거움이 생겼던 여름이었다.

올해 여름이 왜 자꾸 특별하다고 느껴질까? 코로나의 그림자가 조금은 걷힌 여름이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20년 3월에 마을배움터에 입사한 나는 시작부터 코로나와 함께했고, 많은 것들이 코로나라는 큰 벽에 막혀 좌절되는 경험이 있었다.

물론 나뿐만이 아닌 올해 배움터에서 함께 시간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청소년들도 그랬다.

20년부터 코로나로 제대로 숨 쉴 수 있는 시간이 있었을까?

친구들과의 사이가 줌 화면의 거리만큼 벌어졌었고, 수련회, 수학여행 함께 놀 수 있는 체육대회, 축제 등 추억으로 남을 수 있는 이야기는 아이들에게서 사라졌다.

하지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시험 성적 등 우리를 평가할 수 있는 것들은 계속되었고, 점점 더 많은 것들이 충족되지 못한 채 성적과 시험, 학원 등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함께 놀고 싶었다. 아이들에게 즐거운 과거를 만들어 주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커졌다.


매일 같이 들여다 보고 있던 모모학당&바캉스 신청서..


올해 십만원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진행하며, 아이들에게 제일 바라고, 내가 건네주고 싶었던 것은

이곳에서의 시간은 온전한 나만의 시간이 되었으면 했다. 시간이 흘러가면 결국 모든 것이 변하는 것처럼 우리의 삶에서 코로나의 비중이 많이 사라져갔고, 아이들에게 그런 추억을 다시 한번 만들어주고 싶었다.

상황에 갇혀 어딘가 꼭꼭 숨겨놨던 ‘마을배움터 여름 바캉스’를 다시 꺼냈다, 이번에는 해볼 수 있을까? 불안감이 많이 들었다. 이미 너무 바빠 보이는 아이들인데 함께 하고 싶은 아이들이 있을까? 하루하루 맘졸이며 수십수 백번씩 새로고침을 누르며 한 명 한 명 기다렸던 것 같다.

걱정과는 다르게 10명이 넘는 아이들이 모였고, 바캉스를 진행할 수 있었다.





배움터에 청소년들이 모인다는 이야기를 듣고 배움터와 함께 관계를 맺고 있는 청년들이 잔뜩 놀러 오기도 했다.

마을배움터의 이름처럼 모두가 숨 쉴 수 있는 날이었다.

들숨, 날숨, 한숨, 가쁜 숨 무슨 숨이든 상관없었고 학교, 집 모든 것들을 내려놓고 나의 시간을 만드는 날이었다.

표정이 달라졌다. 프로젝트 이야기, 모모학당등 많은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아이들이었는데 이런 표정을 본적이 한 번도 없었다. 십대가 가지고 있는 가장 순수한 웃음, 즐거운 표정 3년 만에 볼 수 있었다.


무엇이 아이들의 이런 표정을 일상에서 지워낸 걸까? 놀지 못하게 막는 것이 무엇일까?


각자만의 상황이 다르고 목표가 다름에 생기는 현상이고, 그 시절을 겪어온 사람들은 모두가 알고 있는 시기이고 시간이겠지만, 가끔은 배움터에서 함께 즐겁게 놀 수 있는 시간이 계속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배움도 좋지만,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나의 시간으로 놀며 숨 쉴 수 있는 공간이 마을 배움터가 아이들에게 해야 하는 역할 중에 하나인 것 같다.


올해가 이제 4개월 남았다. 18살의 아이들은 대한민국의 고3이 된다.

그 전에 아이들이 더 많은 추억을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

즐거운 표정을 지으며 맘껏 뛰어 놀았으면 좋겠다.

밤새 친구들과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힘 받았으면 좋겠다.

이곳에서만큼은 ‘숨’ 쉬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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