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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공유] 지금, 여기에 존재하길 바라며 2020.08.18
서울시 동북권역 마을배움터 정기웹진

(2020.04.29)

"서울시가 전라남도 마을공동체와 함께 코로나19로 피해를 보고 있는 화훼농가와 봄꽃 나눔 행사를 기획하고 있어요. 마을배움터도 참여 하실래요?" 그렇치 않아도 착한 소비에 관심이 많았던터라 반가운 소식이었다. 일사천리로 수국 60송이를 구매하고, 주변의 골목상권과 시민단체 그리고 주민들과 봄꽃 나눔을 했다. 가볼 곳을 세어보니 그 수가 적지 않다. 마을배움터가 생긴지 얼마되지 않았음에도 인사 나누는 곳들이 늘어가는 것이 참 좋다. 꽃을 들고 나갔던 
마을배움터 직원들은 꽃보다 더 아름다운 마음을 받아왔다.  
 
 "아니 이런 걸 내가 받아도 돼?(하하~) 너무 고마워요~"

"코로나 때문에 요즘에 꽃이 안 팔리니까 처음에 꽃 팔러 온 줄 알았지~ 
그런데 생각지도 못하게 응원 받으니까 기분이 좋네~"

"지역의 젊은 일꾼들이 꽃으로, 마음으로 응원해 주니 너무 예쁘네요"

"그냥 가지 말고 음료수나 아이스크림이라도 하나 먹고 가요. 어떻게 그냥 보내~~"

지금 비대면 사회 - '봉쇄 사회'는 우리가 원해서 선택한것도, 능동적으로 만든것도, 바람직한것도 아무것도 아니다. 코로나19라는 전염병재난에 불가피하게 일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비자발적으로 취해진 조치다.  (중략)  바람직한 것은, 비대면이 아니라 훨씬 더 대면하고 살아야 하는거다. 봉쇄가 아니라 훨씬 더 열려야 하는거다. - 김병권님의 페이스북 글 일부 발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일상을 바꿔놓았다. 온라인 소통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다양한 시도의 밑바탕에는 '소통'에 대한 목마름일 것이 아닐까. 잠시 멈추어 있는 지금 다시 보이는 것들, 다시 질문되어지는 것들이 있다. 사소한 일상의 고마움과 대면해야만 실현가능한 많은 것들의 가치들...

잠시 멈추어 있는 지금, 바빠서 혹은 어쩔 수 없이 그냥 욱여넣어야 했던 고민들이 다양한 현장에서 일어나길 희망해 본다. 마을배움터도 고민과 논의과정들이 펼쳐지고 있다. 
곧 일상은 빠르게 회복할테니 말이다.  
● 마을배움터 사유와 행위 ●

코로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로 매일 편안하게 마주했던 일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길 가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기침하는 사람들을 보면 눈살이 찌푸려지고, 괜히 서로 닿았다 싶으면 기분이 찝찝해진다. 서로 연결되길 원했던 우리는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확진자가 급증하기 시작하면서 마을배움터도 서울시에서 휴관하라는 공문을 받았다. 하던 사업을 멈추었고, 약속되었던 방문(대관)들을 취소했다. 곧 진행하려던 사업도 잠시 멈춤을 선언 하며 강사들과 기약 없는 시간을 약속했다. 평범했던 우리의 시간이 갑자기 멈춰 버렸다.

# 멈춰버린 시간, 잠시 ‘숨’ 고르기
바쁘게 돌아가던 일상이 멈추니, 또 다른 일상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빠른 속도로 움직여 보지 못했던 지난 일상들이 보인다. 지난 사업의 녹취록도 다시 들어보고,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건 뭘까? 고민하는 시간을 갖는다. 작년을 살피며 다시 마주할 지금을 생각한다. 깊게 생각하여, 깊이 고민 할 수 있는 시간. (코로나는 싫지만)움직이지 않아야 오는 시간을 마주하니 이 또한 필요한 시간이구나 싶었다.
마을배움터가 시작된 2018년부터 현재까지 마을배움터의 지향과 역할에 대한 많은 고민과 논의가 있었다. 이를 근거로 2020년부터는 ‘청소년 마을배움, 청소년 마을배움 활동가’에 집중해야 함을 합의했다. 그리고 지금 이 멈춤의 시간을 활용해 <청소년마을배움의 본질을 담은 핵심 키워드>를 정리해 보았다.
# 배움터 먼저 공부하고, 함께 과정 설계하기 
활동가들의 교육프로그램으로 준비하려 했던 <문화다양성 교육>을 내부 직원들과 먼저 공부 해 봤다. 문화다양성은 ‘학문’이기보다, 어떤 문화로 스며들어야 하는 가치이기에, 그 가치를 사람들과 어떻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지.. 일상에서 우리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가치는 활동가들에게만 중요한 가치는 아니기에, 청소년들과는 또 어떻게 교감해 볼 수 있을지? 논의 해 보는 시간이 즐거웠다. 지금의 '멈춤버린 시간' 덕분에 함께 나누고자 하는 가치 그리고 활동가인 우리 스스로 가져야할 태도에 대한 질문으로 사고의 채워짐을 쌓아가고 있다. 

# 그래도 우린 만나고 싶다! 

"숨학교, 그때 큰 숨 쉰걸로 요즘 견디고 있나 봅니다."
"이놈의 코로나~ 모든 것이 멈춘 상황이 답답하네요. 다들 잘 지내고 계시죠? 
주변을 살피니..저희집도 봄이네요"
가끔, 카톡방에 봄꽃과 함께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따뜻한 말 한마디, 전해오는 풍경 하나가 서로에게 스민다. 코로나의 대안으로 영상으로 서로가 만난다. 대안이 될 수는 있지만.. 우리가 하려는, 하고싶은 일에 맞는 방식인가? 하는 의문은 든다. 우리는 이렇게 서로 연결되길 원하는데.... 이제 가끔 (반갑지 않지만)찾아올 이 위험사회에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할까? 코로나 이후를 조금 더 깊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 생각이 든다.

# 그럼에도 봄이 온다. 봄은 온다.
2020년의 봄이다. 두려운 마음 사이에도 봄이 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기쁨들이, 살아가는 힘들이 세상 곳곳 존재한다. 할 수 있는 만큼 비상상황에 잘 대처하고, 일상이 무너지지 않게 서로의 시선을 맞춰가야 한다. 그런 마음으로 마을배움터도 다시 걸을 준비를 천천히 해 가고 있다. 

지금, 여기에 존재하길 바라며

아이들이 배움터 찾아오지 못한 지 벌써 2달이 다 되어간다.
하교 후에 찾아오는 아이들 덕에 오후 4시부터 책상에 못 앉아 있는 경우가 허다한데 2달간 책상 앞에 꼭 붙어 앉아있는 중이다. 적막하게 타자 소리만 사무실이 영 이상하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에게 평소와 다른 카톡이 온다. 1~2주 정도는 아이들이 오히려 생각지 못한 개학연기에 신나 보였다. 학교 안 가서 너무 좋고, 학원도 안 가서 너무 좋고, 늦잠 잘 수 있어서 너무 좋고... 하지만 예상보다 물리적 거리두기가 길어지면서 아이들은 불평이 생기기 시작했다.
“답답한데 학원 숙제는 그대로에요...”
“쌤, 저희 동아리 활동하려는데 학교도 못 가고, 공간을 빌리기엔 돈도 없어요.ㅜㅜㅜ”
“심심해요 쌤, 배움터 놀러가고 싶어요.”
“몸은 편한데 계속 누워만 있으니까 불안해요..”

아이들과 안부인사를 주고 받으며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이들은 쉼을 즐기지 못 하는구나.’ 

# 충만한 삶을 위한 쉼
코로나 19가 일상을 바꿔놓았고, 그로 인해 누군가는 일자리를 잃고, 누군가는 과로로 목숨을 잃기도 하고 있다. 이러한 시국에서 아이들의 쉼을 이야기하기 보다 아이들은 무엇을 배워야 할까를 고민하고 이야기해야 된다는 생각도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발 딛고 있는 지금을 배우지 못하는 ‘교육’을 비판하기 보다 ‘지금’의 아이들 일상을 살피고 싶다.

아이들에겐 코로나19가 그저 하나의 에피소드, 학교를 안 가도 되는 전염병정도로 생각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로 인해 아이들은 늦게까지 침대와 한 몸이 되어 잘 수도 있고, 하루 종일 핸드폰을 보며 몇 시간씩 보내기도 한다. 게임을 맘껏 할 수도 있고, 마스크를 쓰고 돌아다닐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하지만 그 ‘시간’이 1주, 2주 늘어날수록 아이들 맘속엔 불안함이 피어나고 있는 듯하다. 내가 보내고 있는 일상을 ‘시간낭비’라고 스스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왜 아이들은 ‘무목적’ 활동을 시간낭비로 생각하게 되었을까.
왜 우리는 생산성 있는 활동을 ‘해야한다’는 강박을 갖게 되었을까.
왜 스스로 만드는 여백에 대해 불편감을 갖게 되는 것일까.
우리는 어렸을 적부터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지, 어떻게 ‘이길 수’ 있는지를 배워왔다. 성장에 집착하는 사회에서 우리는 어떻게 ‘숨’을 돌리는지 배운 적은 거의 없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생기거나 여유가 생기면 TV를 켜고, SNS를 하며 멍하니 그 시간을 보내게 될 뿐이다. 이러한 일시적 즐거움은 금세 지치게 하고 정신 상태를 침체시키기는 경우가 많다.
아마도 우린 쉼을 일시적으로 현실을 외면하는 시간으로 여기고 있진 않을까.
다시 말하면 지금-여기에 존재하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코로나19를 마주한 아이들과 재난은 내일을 바꿀 수 있는 무언가가 되어야 한다는 배움의 시간을 만들어야겠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이 자신의 ‘지금’에 존재하는 감각을 일상적으로 함께 키워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자신의 존재를 느낄 수 있길 희망해본다.

# 합을 맞추며 함께 과정을 쌓아가는 중
올해 마을배움터 새 식구가 된 상현과 낭만공유지 청년활동가로 함께하는 규민 그리고 청소년 마을배움 사업 담당자 민정은 개학이 늦어짐에 따라 청소년마을배움 사업은 촘촘히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아이들을 못 만나고 있는 아쉬움을 삼키며 더 잘 만나기 위한 준비의 시간으로 전환했다.

세 명이 쓰는 언어와 의미가 너무나도 다름을 확인하고, 그 다름을 함께 맞춰가는 작업을 한 달간 했다. 규민과 상현은 자신이 해보려는 사업의 개념도만 10개를 넘게 그려냈다. 밤새 고민을 하기도 하고, 전체 식구들 함께 발표를 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만약 한 달이 넘는 이 시간이 없었다면, 이제 시작하는 상현과 규민은 그저 따라가기만 하는 시간이 길어졌을 수도 있고 혹은 주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방향을 잡는 것이 오래 걸릴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현, 규민, 민정 모두 눈빛이 살아나고 있다. 무엇을 해야 할지, 왜 해야 하는지 각자만의 그리고 우리들만의 이유가 선명해지고 있다. 

# 2020년 봄
지난 과거, 현재, 그리고 앞으로 닥칠 미래에 재난은 계속 되고 있다. 그럴때마다 우리는 내가 딛고 있는 현재에서 무엇이 중요할까 생각해본다. 불안과 우울을 넘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이 이곳에 있음을 서로에게 확인시켜주는 ‘함께’가 되어보려 한다. 내가 여기 있고, 너가 여기 있다고 서로에게 말해주며 말이다. 
● 마을배움터가 알려요 ●
마을배움터의 새로운 식구가 왔다! 면접 날 긴장가득한 모습이었던 그가 입사 두 달이 된 지금 무슨 일을 어떻게 만들어 가고 있을까?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요리를 애정하는 십대 스스로 식당을 운영해보는 프로젝트에 참여자 모집한다. 
서울시 동북권역 마을배움터
(01002) 서울시 강북구 삼양로173길 31-6 
전화 (02)6227-3600 | 팩스 (02)6227-3601 |  baeum20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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