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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마을배움
[2019년 십만원 프로젝트] 십대에게 실패할 기회와 시도할 권리를 2020.08.13

 

#. 십대들에게 실패할 기회, 시도할 권리는 사치일 뿐.

‘십대’라는 이유로, ‘학생’이라는 이유로 십대를 믿고 기다려주지 않는 사회 속에서 아이들은 자라난다. 아이들의 선택권은 거세된 지 오래되었고, 준비된 직업체험 속에서 나의 삶을 선택하라는 무언의 압박이 많아지고 있다. 계속해서 ‘선택의 강요’앞에서 쫓긴다. 그 안에서 자기 존재의 빛나는 힘을 잃고 자발적 복종을 선택하는 영혼 없는 인간이 되어버리곤 한다. 

 

대놓고 실패해보라고, 시도해보라고, 그리고 마음껏 응원받아보라고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십만원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십만원 프로젝트 홍보물 

 

단돈 십만원으로 ‘나는 무엇을 할 때 행복한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어떤 방향을 바라보며 살아가고 싶은가?’, ‘나의 못남을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 ‘세상엔 아름다운 것이 얼마나 많은가?’, ‘친구란 무엇인가?’, ‘사랑이란 무엇인가?’, ‘진정 아름다운 것은 무엇일까..?’ 

이러한 질문을 일상 안에서 스스로에게 던지며 삶을 만져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징검다리는 되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먹고사는 것, 직업, 성적, 대학과는 무관한 오로지 나의 딴짓, 나의 관심사, 나를 위한 선택이 늘어나는 좋은 계기가 되어줄 것이다. 

 

#. 학생이 아닌 존재로 빛나는 사람들.

1차 모집에서 무려 18팀이 금세 신청서를 써서 제출했고, 10팀을 우선적으로 만나보기로 했다.  

 

자해를 하는 청소년들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을 깰 수 있는 책을 쓰고 싶다는 16살 친구,

길고양이들의 삶을 고민하며 지속 가능한 대안이 무엇일까를 실험하려는 19살 친구,

대입 미술 말고 나만의 그림을 그리고 싶어 무작정 지나다니는 사람과 풍경을 스케치해보겠다는 17살 친구,

동네를 위해서 해볼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는 19살 친구,

친구들과의 우정을 위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옷을 만들어보려는 16살 친구... 

 

특출난 재능이 있거나 누가 봐도 눈에 띄는 아이들이 아니다. 그저 평범한 십대들도 저마다의 보석같이 빛나는 것들이 있다. 그것을 응원해주고 함께 해주고 괜찮다고 독려해줄 수 있는 시간과 사람과 공간이 부족할 뿐이다. 십대는 그렇다. 

 

#. 첫 만남은 진정한 환대부터

나의 삶을 톡톡 두들겨보고, 돌아보고, 채워가는 일상의 틈을 스스로 만드는 힘을 키워가는 시작으로써 첫 만남은 꽤나 기대가 되었다. 밤새 토론하고 고민했다. 

 

토론 끝에 해답은 결국엔 ‘환대’였다. 거창한 게 아니라, ‘존재’에 대한 환대를 어떻게 전할 것인가? 영혼 없는 환영이 아닌 영혼과 영혼의 만남이 되려면 어떠해야 하는가? 누군가는 기본적 태도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으나 끊임없이 들여다보고 다시 보고 움직여보아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자연스러운 세포들의 움직임으로 영혼을 풍기는 시간과 공간을 만드는 주체로 설 수 있기 때문이다.

첫 만남이라 하면 오리엔테이션이라는 딱딱한 언어로 일방적 소개와 형식과 규칙을 설명하고 끝이 나곤 한다. 십만원 프로젝트의 첫 만남은 ‘모모 날’이라고 불렀다. 책 모모의 주인공처럼 빼앗긴 시간을 되찾는 소녀와 십대들이 닮아 보였고, 00날로 자기 스스로 오늘의 의미를 붙여보았으면 했다. 첫 만남은 십대가 주인이 되어 끌어갈 앞으로를 위해 잠재된 영혼을 깨우는 일만 도우면 되는 날이었다. 이들을 위한 하나뿐인 전시회를 열었고, 팀별 프로젝트 소개를 정성스럽게 듣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실패하고 시도할 권리증’을 팀 짝꿍이 직접 전했다.  

  

십만원 전시회 

 

오늘 좋은 얘기를 너무 많이 들어서 10만원보다 값진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서로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가 있어서 좋았고 서로 공감해주고 받고 하다 보니까 힐링 된 것 같네요. 이런 자리 만들어주신 선생님들 진짜 감사드려요ㅎㅎ

- 일상 스케치 프로젝트 17살 김승비- 

 

 

제가 10만원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는 카톡을 보고 또 만날 날짜가 잡혔을 때부터 엄청 기대를 많이 했는데 제 기대보다 더 좋아서 감동했어요. 쌤들도 너무 좋으시고 배움터 공간도 좋고!! 이런 프로젝트를 참여할 수 있게 된 걸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 블로그 마켓 열기 프로젝트 16살 김우주- 

 

 

제가 해보고자 하는 것에 대해 이렇게 가치롭게 생각해주시는 분들을 만나게 되어 너무 고마운 시간이었어요. 이번 프로젝트는 10만원을 넘어 지속적으로 계속 해나가고 싶어요.

- 길고양이 행복 찾기 프로젝트 19살 김진희- 

 

 

아이들뿐만 아니라 배움터 사람들도 스스로에게 ‘실패’와 ‘시도’해볼 권리를 질문하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진정한 응원과 진정한 실패란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해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영혼 없는 응원, 영혼 없는 인사말, 영혼 없는 실패에서 벗어나 보고 싶었다. 진정한 환대를 시작으로 아이들이 스스로 만들어갈 자신만의 향기를 함께 찾아가 보려 한다. 

 

 




                                

#. 서로를 살리는, 서로를 깨우는.

모모날 이후 연결된 짝꿍과 십대들은 카톡을 쉴 새 없이 하고, 배움터로 찾아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바쁜 십대들이라 시간을 내기란 쉽지 않기도 하다. 하지만, 그 끈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청소년 자해 편견 없애기 프로젝트 (000-짝꿍 문성희)]

* 십대가 익명을 원하여 000으로 표기합니다.

그저 십대들의 딴짓을 응원하고 싶어 시작한 십만원 프로젝트다. 지금을 살아가는 십대 스스로가 오롯이 해보고 싶은 프로젝트를 응원하고 싶어 시작했던 일이다. 그 과정에, 자해를 하는 청소년에 대한 편견을 깨고 싶다는 00을 짝꿍이라는 이름으로 만났다. 나는 ‘짝꿍’이란 이름으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했다.  

 

 

“나는 자해 청소년들을 긴 기간 접해왔습니다. 앞서 서술했던 편견 때문에 더욱 악화되는 청소년을 자주 봐왔으며, 안타깝고 구슬픈 감정을 삼켜와야만 했습니다. 저는 이제 그 악순환을 끊어내길 바랍니다. 만일 제 프로젝트가 한 사람의 편견이라도 더 없애고, 한 아이라도 살릴 수 있다면, 저는 만족합니다. 저는 이 프로젝트로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 십만원프로젝트를 하게 된 이유, 000  

 

 

 

00이 전하는 자신의 이야기 그리고 주변의 이야기를 통해, 나는 내가 몰랐던 십대를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는 단서들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 있다. 더불어 나의 이야기를 00에게 전하면서 나 또한 아프고 외로웠던 십대 시절을 다시 바라보고 위로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00은 살아가는 모든 것들이 평화롭기를 바란다고 했다. 짝꿍이라는 이름으로, 단지 조금 더 살았다는 이유로 00에게 주려 했던 ‘도움’이라는 단어에는 얼마나 큰 오만함이 존재했는가? 함께 살아가는 나와 너로 십대를 바라보게 된다. 00 덕분에 세상을 바라보고 느낄 수 있는 감각들이 더 살아난다. 00이 시작한 프로젝트는 이제 나의 프로젝트로 내 삶에 되돌아온다.

 

 

 

[길고양이 행복 찾기 프로젝트 (김진희-짝꿍 고민정)] 

진희는 동네에서 조금 멀리 떨어져 산다. 자주 볼 수 없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서로가 갖고 있다. 얼굴을 자주 보지 못하는 친구와 어떤 교감을 만들어갈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 스스로를 학생 캣맘이라고 부르며 공존에 대해 고민하는 진희를 통해 공부를 시작했다. 인터넷에서 찾은 좋은 정보와 사진들을 카톡으로 공유하며 소소한 대화들을 이어가기도 한다. 길고양이와 동물권에 대해 공부하고, 배움터 내에 있는 길고양이의 밥을 가장 먼저 챙기는 사람이 되어가기도 한다. 

 

“요즘,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요. 주변에서 길고양이를 챙기는 저를 보고 그럴 시간에 공부나 하라고 하거나, 너부터 챙기라는 말을 너무 많이 해서요. 순간순간 저의 가치들이 흔들리곤 해요. 저는 그저 제가 하고 싶고, 필요하다고 생각되어서 할 뿐인데 말이에요.” 

 

“진희야 나는 너의 그런 모습이 더 사람답게 느껴져. 잘 살고 있다고 확신해. 함께 살아가는 생명의 가치를 아는 사람이잖아. 진희의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행하는 것이 나는 정말 당연한 거라고 봐. 하지만 정말 귀한 일이지.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아름답게 볼 수 있는 힘을 가진 거랄까?”

“저 그런 말 처음 들어봐요. 주변에서 그렇게 말해도 이 프로젝트를 멈출 생각은 없었지만 사실 정말 힘들었거든요. 정말 감사해요. 저 계속해서 한번 해볼게요.”

- 진희와 전화 통화 중에서- 

 

 

이러한 진희의 보석을 함께 매만지고, 함께 닦아가고, 아름답다고 말해줄 수 있는 사회가 아님에 진한 여운이 남는 통화였다. 진희는 야리야리하고 하얗고 참 작다. 하지만 참 단단한 사람이다. 삶에 있어서 무엇이 중요한지 아는 사람, 그것을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는지 이미 선명하게 알고 있다. 그러한 단단함을 부드럽게 전할 줄 아는 사람이기도 하다. 진희를 통해 십대가 아닌 존재가 가진 힘의 날것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만질 수 있는 힘이 살아남을 느낀다.  

 

 

#. 길고양이 행복  프로젝트 진희가 전하는 이야기 

"안녕하세요! 마을배움터 '문 여는 날'(개관식)에서 길고양이 후원 엽서를 판매했던 학생 캣맘 김진희입니다!

이번 개관식에서 많은 분들을 만나 뵙고 제 프로젝트와 길고양이에 대해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고 관심 가져 주셔서 너무 기쁘고 좋았습니다!

엽서에 나왔던 아이들의 이야기를 짧게 해 드리자면 구조하였지만

추정나이 9살이 넘어 입양이 힘들었던 제니는 임시 보호자님께 임 양 가게 되어 좋은 가족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길고양이들은 매일 저녁밥을 먹으러 오고 있답니다.

그리고 최근 관상용으로 목줄에 묶여 키워질 뻔한 고양이 한 마리를 구조해 임시 보호하고 있습니다.

이 아이에 대해서도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후원금과 엽서를 구매해주셨던 분들께는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모든 비용은 길고양이들과 길고양이 쉼터에 사용되고 그 사용내역은

인스타 cat_mom_student에서 공개했습니다."

학생캣맘 진희 인스타 바로가기 : https://www.instagram.com/cat_mom_student/

 

 

 

 

#. 넘나들며 배우기

십만원 프로젝트는 십대뿐 만 아니라 짝꿍들도 함께 실패하고 함께 성장하고 있다. 십대에게 전하는 말 한마디 함께 만들어갈 시간들에 대한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뿐만 아니라 십대가 던지는 말 한마디가 마음을 움직이기도 한다. 삶의 고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누군가는 가르치고 누군가는 배우기만 하지 않는다. 넘나들며 삶과 세상에 대해 고민하기도 하고, 조금 더 다음으로 나아가기 위해 어떤 징검다리를 놓아줄 수 있을지 깨어 있으려 삶을 가꾸기도 한다. 앞으로 십대와 짝꿍들의 이야기를 공유하려 한다.